현지사/염불삼매 글 (부처님의 수행일기)

염불삼매 글(3)/거렁뱅이 스님과 물 /부처님 오신날 /아버지 친구분이 병아리를 사주셨다

불제자 2023. 3. 26. 14:30

거렁뱅이 스님과 물

 

 

바람이 많이 부는 추운 겨울날이였다.

 

거렁뱅이같이 생긴

 

남자 스님이 내 방에 들어오셨다.

 

얼굴은 어디서 많이 본 스님인데 꽤 추워 보였다.

 

“스님 여기가 따뜻해요.'

 

이쪽에 앉으세요.”

 

“너는 내가 더럽지 않느냐?”

 

“좀 더러워요.”

 

“네 방이 더러워질 것이며 냄새도 날 것인데.”

 

“괜찮아요. 청소하면 돼요.

 

스님 배고프지 않으세요?”

 

“물 좀 주거라.”

 

그릇에 가득 가져다드렸다.

 

“시원하구나. 요즘 공부는 안 하느냐?”

 

“무슨 공부요?”

 

“부처님 공부 말이야.”

 

“예, 시간이 없어요.”

 

“짬 내서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찾아라.

 

공부 중에서 좋은 공부란다.”

 

“우리 어머니는  ‘관세음보살’ 하시는데요.

 

“너는‘ 석가모니불’ 하여라.”

 

웃으시며 나를 보셨다.

 

“너를 만났으니 이만 가야겠다.”

 

“추운 날인데 더 계시다 가세요.”

 

“아니다 다음에 또 보자.” 며 가버리셨다.

 

왜 자꾸만 스님이 왔다 가실까?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 오신날 절에 갔다.어머니와 함께

 

초파일 연등에 가족 이름 쓰고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하길 발원했다.

 

법당에서 부처님께 절하며

 

우리 아버지,어머니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기를 발원했다.

 

부처님이 계신다면

 

수영이 하는 생각마다 착하게 해주세요.

 

화도 잘 내고

 

잘 때리리기도 한다며 속마음을 말했다.

 

그날 밤 10시경에

 

남자스님과 동자 스님이 오셨다.

 

“내가 누구인지 알겠느냐?

 

“추운 겨울에 제 방에 오셨잖아요.”

 

“그래, 알고 있구나.”

 

동자 스님이 하는 말은

 

“여기 오신 스님은

 

스님 중에서 제일 큰스님이야.

 

공부 잘하면 매일 만날 수도 있어.”

 

“네가 절에 와서 하는 말이 생각나서 왔느니라.”

 

석가모니불 공부하면

 

착하게 살 수 있느니라.

 

절에도 자주 가고

 

공부도 하거라.”

 

당부 말씀만 하시고 또 가버리셨다.

 

부처님이 오신 걸까?

 

 

 

 

 

 

 아버지 친구분이 병아리를 사주셨다

 

 

아버지는 짐승을 싫어했다.

 

해마다 봄이 오면 병아리 사달라고

 

아버지를 졸라 보지만 반대했다.

 

내가 말만 하면 다 들어주는데 짐승만 이야기하면

 

말도 못 하게 하셨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버지 따라 장에 갔는데

 

아버지 친한 친구분을 만나 기분 좋았다.

 

“우리 예쁜이 무엇을 살 것이냐?”

 

“병아리 사러 왔어요.”

 

아버지는 안 된다고만 하셨다.

 

“내가 사줄 테니

 

몇 마리 필요하냐?”

 

“여섯 마리요.”

 

“더 많이 사거라.”

 

“싫어요.”

 

“사줄 테니 죽이지 말고 잘 키워 보아라.”

 

“예”.

 

아버지는 영 싫은 표정이셨다.

 

병아리 파는 아주머니가 주의를 주셨다.

 

마이신을 물에 타서 놔두면 병아리가 먹을 것이고

 

좁쌀을 불려서 먹이라고 하셨다.

 

아버지 친구분은 딸이 없다.

 

일주일에 한 번은 찾아오는데 나보고 딸 하자고 하셨다.

 

그런 분이 나에게 선물로

 

병아리 여섯 마리 사주셨다.

 

아버지 하시는 말씀

 

“죽이지 말아라.정성껏 키워야 한다.”

 

상자에 신문지 깔고 병아리를 담아 내 방에 가져다 놨는데

 

따뜻해서 잠을 잘 잤다.

 

너무 좋아서 쳐다보다 늦게 잠을 잤다.

 

 

 

출처 / 염불삼매/영산불교 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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