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에서 삼매까지/전생사례

마등가

불제자 2010. 6. 4. 23:13

 

 

 

 

 

마등가

 

 

 

‘마등가’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여러분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부처님께서《능엄경》을 설한 동기가 되었는데 부처님 당시 마등가라는 여인이 아난존자를 유혹한 여자요. 아시죠? 아난존자(아난다)가 이제 만행을 마치고 귀사하는 도중에 마등가를 만납니다. 마등가는 20대의 얼굴이 아주 예쁜 처녀였지만 출신 성분이 최하층 천민출신이었습니다. 인도에는 4계급제가 있었는데 아주 무섭고 엄격했습니다.

 

우리 한국은 두 계급으로 양반 상놈 그러지요. 인도에는 4계급이 있었어요. 브라만(婆羅門,Brahman,승려)·크샤트리아(刹帝利,Kshatrya,왕족)·바이샤(毗舍,Viś,상인.서민)·수드라(首陀羅,Sudra,노동자.천민) 그러지요. 마등가는 수드라계급이죠. 아주 천민 계급이어. 불가촉(不可觸)계급이라고 그래. 브라만이나 왕족이 그 사람하고 가까이하면 큰일 나. 안 되게 되어있어. 인도는 대단히 엄격합니다. 마등가가 우물에서 물을 길러 집으로 가는 길인데 그 때 아난존자가 목이 말라 대단히 물을 먹고 싶어서 그 처녀한테 물 한 그릇을 청했습니다.‘내가 목이 아주 마르니까 물 한 그릇 좀 주십시오.’하니까 그 천민 아가씨는 인도의 그 무서운 법제를 알기 때문에 주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가까이 오면 큰일 나. 법이 그렇게 되어 있어. 처벌 받아. 만일 살만 닿아도 그건 사형이어. 그러니까 마등가가 목마른 아난에게 물 한 그릇 주고는 싶었지만‘나는 가장 천한 천민의 계집입니다. 그러니까 큰스님에게 물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습니다’라고 했지요. 아난존자가‘괜찮다. 사람은 태어나는 것으로 해서 귀천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 됨됨이로 귀천을 정한다. 귀천은 사람 됨됨이에 있다.’라고 말한 거요. 사람 됨됨이에 있는 거요.

 

브라만이라고 다 귀하다고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요. 브라만족에도 강도가 있고 살인자가 있고 그래. 그러면서 물 한 그릇을 청했어. 괜찮다 그거요. 그래서 마등가가 건네는 물을 받아 마셨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마등가가 아난존자한테 연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눈에 빠졌어. 마등가가 자기 집에 돌아가서 아난존자만 생각하는데 이게 상사병(相思病)이 돼. 마등가의 어머니는 마술의 대가였어. 불가사의할 정도로 마술을 잘하는(부리는) 마술의 대가였어. 그래서 마등가가 어머니를 졸라.

 

‘어머니, 내가 어느 날 어느 큰스님을 만났는데 그 큰스님을 본 이후로 내가 병이 들었습니다. 도저히 살 수 없습니다. 그 큰스님을 다시 못 보면   나는 지금 죽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의 그 무엇이든지 못 할일 없는 그 술법(신통)으로 아난다를 우리 집으로 오도록 해주소서.’하니까 어머니가 이제 고민이지요. 고민이 안 될 수가 없지.어머니가‘마등가야, 보통 사람들은 내 마법에 전부 걸린다. 그러나 욕락을 떠난 성자에게는 먹히지 않는다.’아시겠습니까? 욕락(욕심), 욕심이 없는(욕락을 벗어버린, 떠나버린) 성자는 내 마법에 안 걸린단다.‘설사 걸린다 하더라도 지금의 왕이 누구냐? 바사이이다. 바사이는 누구냐?

 

우리 불세존을 끔찍이 존경(신앙)하는 왕이다. 그러니 너가 보려고 하는 그 큰스님은 불세존의 10대제자인 아난존자인데 이 아난존자를 내가 술법으로 해서 우리 집으로 오도록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바사이왕이나 정부 고위층, 법을 다스리는 저 관청에서 알게 되면 너와 나는 참수 당한다.’그랬어요. 그래도 마등가는 시들시들 죽어가. 딸이 죽어가니까 마등가 어머니가 결심을 했어. 이제 자기의 불가사의한 그 마법을 행하려고 뒤뜰을 깨끗하고 청정하게 했습니다. 모든 신통을 부리는 데는 여러 가지 작법·의궤(儀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을 끌어 올 수 있게끔 하려면 그 작법이 통해. 뒤뜰을 깨끗이 했고, 그다음에 쇠똥을 뒤뜰에다가 다 깔아. 그 위에다가 갈대를 깔아. 8개 귀퉁이에다가 물독을 가득 채워서 놓아 두어. 그리고 귀신(천신)을 부르는 꽃이 있어. 그 꽃은 한국의 복숭아꽃 비슷한데 사가라꽃이라고 해. 그 꽃을 준비해가지고 갈대에다가 불을 피우고 물동이마다 사가라꽃을 넣으면서 진언(주문,다라니)을 외워. 진언, 다라니, 주문은 똑 같은 말입니다. 다라니를 많이 외웠어. 이 분이 신통의 격이 높은 분이라서 웬만하면 안 걸릴 수가 없어.

 

아난다가 그 술법에 걸려서 갑자기 몽유병 환자 같이 되었어.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마등가 집으로 오는 거요. 그러니까 마등가가 아난다를 보고 버선발로 나와 가지고 끌어안는 거요. 위대하신 우리 부처님께서는 그걸 아시는 거요. 적어도 10대 제자·16성 정도는 항상 선호념 선부촉합니다. 지금도 그러시지만 부처님은 그러십니다. 항상 자기의 큰 제자 일거수 일투족은 전부 입력이 됩니다. 법문을 해도 그러는 거요. 아난다가 마등가의 어머니 마법에 걸려버렸거든. 그래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그 마법을 풉니다.

 

그래서 나중에 마등가가 이제 부처님 회상에 오지요. 마등가를 상대해서 법문을 합니다. 부처님께서“마등가야, 아난다가 뭐가 그렇게 좋으냐,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라고 물었습니다. 마등가가‘눈도 좋고, 입도 좋고, 코도 좋고, 몸도 좋고 전부가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너 들어봐라”하시면서 위신력을 놓습니다. 위신력을 놓으시면서 하시는 법문은 100% 들어갑니다. 심금을 때리는 거요. 그러니까 부처님 당시에 제자들 1,250명들이 대부분 성과를 얻은 이유가 부처님이라고 하는 거룩하신 큰스승 밑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그러는 거요. 위신력 때문에 그러는 거요. 그래서 부정관을 법문해 주신거요.

 

부정관이라는 것은“아난다의 저 아름다운 눈에도 눈꼽 낄 날이 있고, 저 예쁜 코에도 콧물이, 입에서는 또 침 따위가...그걸 다 이야기 합니다. 또 몸속을 들여다 볼래. 몸속에는 세상 사람들이 싫어하는 똥오줌으로 꽉 차있어. 이 몸뚱이는 별것 아니야. 그것을 싸고 있는 푸대자루야. 그러면서 이 사람이 아무리 예쁘다고 하더라도 하나하나를 전부 보면 정말로 예쁘지 않고 더러운 거야.”이걸 부정관이라고 합니다. 부정관을, 부정하다고 보라 그거요. 관, 그 공부법이 있어요. 부정관법이어요.

 

부정관법 뿐만 아니라 구상관이라고 또 있어. 어쨌든 사람이 죽으면 또 어떻게 된다 하는 과정을 전부 보는(관하는) 공부가 있어요. 부처님 당시에는 그런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요즈음은 그 좋은 공부를 안하고 있는데 그런 공부를 하면 욕심이 없어지고, 남자를 보면 또 여자를 보면 색심이 녹아버리고 그러는 거요. 아무리 예쁜 사람을 보더라도 관해 들어가면 똥이 보이거든.

 

그러니 색심이 죽을 수 밖에. 안 그렇습니까. 그래서 탐·진·치 삼독을 죽이려면 부정관법을 해야 되는 거요. 마등가한테 부정관을 공부할 것을 명하니까 마등가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힘입어가지고 출가를 할 결심을 세우는 거요. 그래서 머리깎고 본성이라고 하는 법명을 받은 거요. 본성이라고 하는 법명을 받았는데 전생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전생에 너하고 아난존자하고 나와의 재미있는 인연이 있다. 과거 내가 부처되기 이전에 내가 선인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에 너하고 아난이 형제였어. 그때 너와 아난은  남자였었어. 왕의 아들이었어. 그 두 왕자들이 산행을 하는 도중에 공부하고 있는 나를 발견 한 거요. 나한테 무수히 예배하면서‘나도 다음생에는 저 선인과 같은 구도자가 되리’하고 서원을 했던 거요. 그런데 아난은 벌써 친소(親疎)를 떠난 평등 정도의 경지에 간 수행승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아난은 10대제자이고 너는 그렇게 못했어. 너는 그져 내 거룩한 모습이 볼 만하고, 부럽고 해서 너가‘다음생에 나도 저 선인처럼 구도자가 되리’한 거요. 그래서 너는 금생에 이런 출가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서 그랬던 것이다. 그때의 선인은 바로 나다.” 그런 전생이야기를 해준 거요.

 

자, 마등가 어머니처럼 신통을 부리고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인도를 하고 하는 것은 큰 업이라는 말을 했어. 우리 부처님께서는 불과를 증해도 신통을 안줍니다. 다만 불과를 증한 어른에게 부처님께서 허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뭐냐? 지옥·아귀·축생에 떨어진 그 인연 있는 영가를 천도해 줄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 이상 신통은 없지요. 불과를 증한 사람이 나오면 그 세상에는 큰 전쟁이 없어. 그건 가능합니다. 가능한 것이어. 우리가 38선 이북으로 온 이유가 있다고 했지요. 경제나 전쟁이나 천재지변까지도 부처님께서는 조율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어마 어마합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일 거요.

그래서 그런 사람이 되는 것 보다, 외도의 수장이 되는 것보다도 자기가 맡은바 직분의 자리를 지키고, 착하고 진실하게 살아야 되고, 부지런해야 되고, 첫째 욕심이 없어야 돼. 답게 살아야 되고 부모님께 효를 다 해야 돼. 여러분, 깨끗이 살아야 돼. 그래서 마등가 어머니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출처/2009. 1. 3. 토(음12.8)큰스님 춘천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