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나라 불교계의 천도재 -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사찰에서 천도재를 지내고 있다. 사실 이
천도재의 문제는 현재 우리 불교계의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결부되
어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할 부분이 있음을 잘 알
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불교에서 천도재에 관해 이렇게 실
상과 진실을 밝히는 것은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정법을 알리는 것
이 우리나라 불교계, 나아가 세계 불교계를 위한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우리 불교계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비난할 의도는 추호도 없음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 혹 그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오로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전하고자 하는 충
정으로 이해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위에서 천도가 되기 위한 몇 가지 필수요건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부처님이 주관하시지 않는 천도재는 천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았다. 지장보살님께서 말씀해주신 '천도재를 지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요건'도 보았다.
부처님 재세 시 신통제일의 목건련존자는 아라
한을 훨씬 넘어 상수보살에 이르렀지만, 지옥에 계신 어머니를 천도
시킬 수 없어 부처님께 간곡히 요청하여 4번의 천도로 하늘에 태어
나게 했다.
이 사실만 보아도 천도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증적
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러니 부처님께서 주관하시지 않는 현행
천도재는 실질적으로 천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일부 중음계의 영가를 불러오는 정도의 법력으로는 도저히 천도시
킬 수가 없다. 그저 와서 밥 한 끼 잘 먹고 가는 정도다. 그런데도
그 많은 천도재를 지내고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천도능력 없이 하는 천도재는 큰 죄업을 짓는 일이다.
스스로 천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안 하는 것이 양심을 지키는 일이고
계율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만에 하나 천도재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 그건 정말로 큰일이다.
천도재에 따르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천도재를 자주 하다보
면 많은 영가들이 오게 된다. 불려온 영가들은 천도의 기대 때문
에, 또 한 끼 밥이라도 얻어먹기 위해 거기를 떠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중음계의 영가들은 마치 똥통에서 건져낸 것처럼 더
럽다.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천도를 기대했다가 천도가 되지
않으면 그 영가의 감정도 좋을 리 없다. 그래서 천도재를 많이 지
내는 사찰은 청정도량이 아니라 영가의 탁기와 악취가 가득한 영가
소굴이 된다.
원래 천도재가 끝나고 나면 영가들이 남긴 오물과 탁기,
악취 등을 깨끗이 청소해 주어야 한다. 이는 청정도량을 유지
하기 위한 필수적인 마무리 과정이다. 영가가 남긴 흔적까지도 그
렇게 청소해야 하는데 하물며 영가소굴이 된 곳이라면 어떻겠는지
상상에 맡길 따름이다.
출처/부처님이 주관하시는 천도대재 -
영산불교 사상 연구소 20~22